behind 2. #interlude 작은 섬세함이 불러 일으키는 여행의 감정

 

 

behind 2. #interlude 작은 섬세함이 불러 일으키는 여행의 감정

 

여행지에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모든 것들은 일상에서 접하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 내리는 하늘, 따사로운 햇볕, 머리를 흩뜨리는 바람의 결.
우리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구름과 나무와 골목길을 마주한다.
낯선 장소에서 먹는 이국적인 음식들은 매력적이지만
비단 여행을 떠나야만 그런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국의 도심 한복판에서 동남아의 뜨거운 햇볕을 떠올리며 쌀국수를 먹기도 한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왔음을 느끼는 순간은 일상 속에서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것들을 마주했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낯익은 풍경과 물건과 음식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낯선 모습으로 우리 앞에 놓였을 때 우리는 여행을 느낀다.

알맞게 건조된 수건의 도톰한 촉감과 빳빳한 침대의 시트 늘 마시던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커피의 향 같은 것들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낯섦과 여행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여행에서 마주하는 것들을 특별하고 새롭게 느끼는 것은
그들이 딱히 새로워서가 아니라 낯선 환경과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적절하게 뒤섞이면서

우리 앞에 다르게 놓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감정은 결국,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것들에서 비롯되는 작은 섬세함에서 온다.

 

 

작가 정욱 https://brunch.co.kr/@framing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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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네스트 비하인드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네스트 비하인드는 이번화를 거쳐 다음 달 시즌2로 새롭게 선보이게 됩니다.
여행이 주는 낯섦과 설렘, 그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숙한 시선으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 잠시나마 쉬어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