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behind 4. #15 마지막 순간을 미루는 일
욕조 옆으로 난 기다란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며 욕실을 비추고 있었다.
욕조의 물을 틀어놓고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받아놓은 물 위로 빛이 일렁이며 반짝였다.
꿈만 같던 여행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순간이 오면,
자꾸만 마지막을 유예하고 싶어진다.
급하게 외출 준비를 할 필요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밖을 나설 필요도 없는 여행에서의 아침.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아침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평소보다도 최대한 늦장을 부리며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으려 애쓴다.
마지막이라는 시간의 끝으로부터 달아나 욕조에 들어간 채 가만히 눈을 감았다.
창밖으로는 아침 바다가 출렁였고, 감은 두 눈 위로는 창문을 통해 들어 온 빛이 따스하게 내려앉았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이 미뤄지고 있었다.
반응형
사업자 정보 표시
네스트호텔 | 김영재,이승형 |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19-5 (운서동 2877) | 사업자 등록번호 : 121-86-15968 | TEL : 032-743-9000 | Mail : info@nesthotel.co.kr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4-인천중구-0312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NEST ARTICLE > BEHIND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behind 4. #17 여기서부터, 일상은 여행이 됩니다 (0) | 2023.06.12 |
---|---|
behind 4. #16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 (0) | 2023.06.12 |
behind 4. #14 거대한 빛의 극장에서 (0) | 2023.06.12 |
behind 4. #13 마음의 환기 (0) | 2023.06.12 |
behind 4. #12 밤의 수영장에서 (0) | 2023.06.12 |